[단독] 월가의 ‘베네수엘라 베팅’은 거대한 착각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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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월가의 ‘베네수엘라 베팅’은 거대한 착각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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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문가는 베네수엘라의 글로벌 원유 시장 복귀가 유가를 폭락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차기 사이클에서 승자가 누가 될지 조용히 재편할 수는 있다.

배럴 단위 원유가 글로벌 시장으로 다시 유입되기 시작함에 따라 공급 주도형 가격 붕괴에 대한 우려는 근거가 부족할 수 있다.

페트로나스 전 트레이딩 책임자이자 싱가포르 사레프타 오일 CEO인 바론 라마르에 따르면, 진정한 변화는 유가 붕괴가 아니라 가격 급등이 억제되는 데 있다.

라마르는 벤징가와 단독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의 추가 공급은 가격 붕괴의 촉매제라기보다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유량 증가로 인한 유가 폭락 우려는 남미 국가의 추가 공급이 글로벌 시장에 넘쳐나 원유 벤치마크와 에너지 주식을 압박할 것이라는 시장 가정을 의미한다.

아직 베네수엘라와 직접 연계된 대규모 매도세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2026년 들어 이 같은 주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와 TD 증권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공급량이 유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주도형 유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역사적 선례에서도 비롯된다. 2014년 미국 셰일 생산 급증과 OPEC의 감산 거부로 인한 글로벌 공급 과잉은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40달러 아래로 추락시켰다. 이 폭락은 업스트림 부문 수익을 무너뜨리고 수년간 에너지 업계를 재편했다. 그러나 현재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은 글로벌 수요 대비 규모가 훨씬 작다.

급등 억제 효과, 충격적 영향 아니다

베네수엘라 수출량은 하루 약 80~90만 배럴 수준이다. 의미 있는 수치이긴 하나, 하루 1억 500만 배럴 이상의 글로벌 시장에서 미미한 규모다. 라마르는 생산량이 수십만 배럴 증가하더라도 이를 “변화에는 기여하지만 단독으로 판도를 바꾸지는 못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즉, 2014년 사태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OPEC+가 신규 공급분의 일부를 상쇄한다면 거시적 가격 효과는 더욱 축소될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추가된 배럴은 폭락을 유발하기보다는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더 큰 영향은 심리적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다. 즉, 다음 강세장의 상한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시추공이 아닌 정유사

더 흥미로운 이야기는 베네수엘라산과 같은 중질·고유황 원유 등급과 브렌트·WTI 같은 경질 벤치마크 원유 간의 가격 차이, 즉 스프레드에 있다.

메레이(Merey) 등급을 포함한 베네수엘라 원유는 중질이며 황 함량이 높다. 추가 중질 원유가 시장에 유입되면 경질 원유 대비 할인폭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차익 확대(품질 스프레드)는 중질 원유 처리 설비를 갖춘 정유사에 직접적인 이익이 된다.

라마르는 “중질·고유황 원유 공급 증가가 걸프 연안 복합 정유사들에 유리하다”며 “품질 스프레드가 가팔라지고 정유 마진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메레이 같은 중질 원유 처리에 최적화된 발레로 에너지(NYSE: VLO ) 와 필립스 66(NYSE: PSX ) 같은 기업들에 유리하다. 공급 증가로 원료 유연성이 개선되고, 가격 변동성이 낮은 환경에서도 마진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업스트림 주식은 가격 급등이 덜 빈번해지면 “압축된 수익 베타”에 직면할 수 있다.

이것은 ‘차별화 장세(Divergence trade)’의 전형이다. 유가와 관련된 거시적인 헤드라인보다 실질적인 마진(수익성)이 더 중요한 지표가 되는 시점인 것이다.

이미지: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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