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연 알투스 대표 "블록체인 가치는 '연결성'…장기 로드맵으로 역량 내재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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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연 알투스 대표 "블록체인 가치는 '연결성'…장기 로드맵으로 역량 내재화해야"
이형연 알투스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금융기관을 위한 토큰화 2026'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알투스

국내 블록체인 업체 알투스(Altus, 구 비하베스트)의 이형연 대표가 "국내 금융기관이 장기 로드맵을 통해 블록체인 역량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금융기관을 위한 토큰화 2026' 세미나에 참석해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역량을 내재화하는 건 1~2년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기관이 자체 블록체인 역량을 확보하려면 3~5년 단위의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진단이다.

이날 세미나는 알투스가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블록데몬, 캔톤네트워크(CC) 기반 프로젝트 제니스와 공동으로 주최했다. 세미나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알렉스 킴 블록데몬 글로벌 사업개발 총괄이사, 헤슬린 킴 제니스 최고사업책임자(CBO)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세미나에서 '미래 금융 인프라, 내부에서 직접 설계하다'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이 대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콘텐츠의 국경이 빠르게 무너진 것처럼 금융의 국경도 예상보다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며 "규제 환경이 받쳐주면 해외 디지털자산 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국내 금융기관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기관이 블록체인의 가치를 효율성보다 연결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금융 인프라에 비효율성이 많았던 미국과 달리 한국의 금융 인프라는 비교적 최근에 구축돼 블록체인 도입만으로 효율성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미국과 한국의 금융 인프라 차이는 구도시와 신도시의 도로 상태가 다른 것과 비슷하다"며 "국내 금융기관이 주목해야 할 영역은 블록체인의 '글로벌 연결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는 글로벌 시장과의 연결성 측면에서 잠재력이 크다"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연결성을 준비할지가 국내 기관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韓, 글로벌 '핵심 플레이어' 가능"

결국 디지털자산의 필요성도 연결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국내 금융 인프라는 이미 높은 효율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자산 도입 필요성이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자산은 새로운 자산을 만드는 게 아닌 기존 자산을 다른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형태가 자산이 국경을 쉽게 넘나들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고 했다.

그는 국내 기관이 블록체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그동안 국내 기관은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 인프라 참여에 외곽에 머물렀던 측면이 있다"며 "블록체인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 더 빠르게 움직이면 새로운 글로벌 시장에선 중심에 설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금융기관의 내부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디지털자산 시대에는 커스터디 역량이 금융기관의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돈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관하는지가 금융기관의 근본적인 기능"이라며 "디지털자산 시대에는 커스터디가 이같은 역할을 맡는 만큼 금융기관도 관련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RWA 시장 주목해야"

김세헌 알투스 리드도 "블록체인 전환을 단순한 리스크 요인으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리드는 이날 세미나에서 '기관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위한 캔톤네트워크의 활용'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 "(블록체인을)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수용하고,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기관이 주목해야 할 시장으로는 실물연계자산(RWA)을 꼽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RWA 시장이 오는 2033년까지 19조달러(약 3경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최근 RWA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배경에도 이런 맥락이 있다는 게 알투스 측 설명이다. 김 리드는 "실물자산과 연계된 결제, 보관, 정산 등의 업무는 결국 금융기관이 맡아야 한다"며 "RWA 분야에선 금융기관에 적합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이 확산하며 경쟁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리드는 "과거 금융기관의 경쟁 상대는 동종 업계은행이나 증권사였지만 지금은 핀테크 플랫폼이 리테일 금융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다"며 "로빈후드, 레볼루트 등 해외 핀테크 업체의 국내 진입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기관은 블록체인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알투스는 최근 국내 기관의 블록체인 도입 수요를 겨냥해 '블록체인 파운드리'로 사업 정체성을 공식화했다. 지난 8년간 쌓은 노하우로 금융기관의 디지털자산 인프라 파트너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