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그룹·KAI, 2034년 AAM 띄운다

BloomingBit BloomingBit
Abrir em BloomingBit
[단독] 현대차그룹·KAI, 2034년 AAM 띄운다

미래항공모빌리티 공동 개발

KAI, 단독 개발에서 방향 선회

기체 형상·개발 콘셉트 재설계

양사 협약후 합작법인 설립 논의

사진=한국경제신문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내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AAM 사업은 한동안 진척이 없었는데 두 회사가 공동 프로젝트로 재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두 회사는 2034년 상용화 등 로드맵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의 협력으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UAM) 개발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기체 형상부터 '제로베이스' 설계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KAI는 2034년 미국 연방항공청 및 한국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기체 AAM 개발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사업 범위도 도심 여객 운송에서 화물 운송과 도서지역 응급환자 이송, 군 보급·정찰 등을 아우르는 민군 겸용 플랫폼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AAM 공동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AM은 기존 UAM을 확장한 개념으로, 도심 여객 운송은 물론 화물 운송과 군 작전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항공 플랫폼이다.

KAI는 2023년부터 자체 AAM 기체 형상을 일곱 차례 바꾸며 비행시험과 풍동시험, 전산유체해석(CFD)을 반복했지만 기대한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지 못했다. KAI는 현대차그룹과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기존 설계를 고집하는 대신 기체 형상을 처음부터 설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까지 공동 기체 형상을 확정한 뒤 2028년께 미국과 한국 당국에 형식증명(TC)을 신청할 예정이다. 통상 6년 정도 걸리는 인증 절차를 거쳐 2034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KAI가 단독 개발 당시 예상한 상용화 시기인 2031~2032년보다 2~3년 늦춰진 일정이다. 형상을 재설계하는 데만 1년 정도 걸리는 등 상용화 시기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파워트레인, KAI는 기체

이번 협업은 양사가 독자 개발 과정에서 겪은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는 AAM 국가 연구개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네 차례 무산을 겪으며 자체 개발 부담이 커졌다. 기체 한 종을 개발하는 데 약 8000억원이 필요한 만큼 독자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미국 AAM 법인 슈퍼널을 통해 독자 개발을 추진했지만 개발 및 인증 일정이 지연되며 조직 개편과 인력 감축을 겪었다. 일각에서 현대차가 AAM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과거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두 회사는 '협업'을 선택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글로벌 사업 역량, KAI의 항공기 체계 개발과 비행시험·인증 경험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KA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개발 중인 저궤도 통신위성을 AAM 관제·통신망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체 추진 방식도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활용하기로 했다. eVTOL(전기수직이착륙기) 기반 AAM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각자 개발을 추진하던 단계에서 공동 개발 체제로 전환한 만큼 K-UAM 개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번 협업이 국내 AAM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준영/신정은 기자 ssong@hankyung.com